모지코 레트로 지역 – 메이지 시대의 정취를 간직한 항구 마을
기타큐슈 여행에서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한 명소는 바로 모지코 레트로(Mojiko Retro) 지역입니다. 후쿠오카현 북단, 시모노세키와 마주하는 항구 도시인 모지 항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대정·쇼와 시대에 걸쳐 일본의 주요 교역항으로 번성했던 곳으로, 그 시절의 건축 양식과 도시 분위기를 잘 보존하고 있어 ‘레트로(복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감성적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모지코 레트로 지역의 중심은 1914년에 완공된 모지역(木子駅) 건물입니다. 일본 최초로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이 역사적인 역사는 지금도 운영 중이며, 관광객들에게는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모지코 일대에는 구 상선클럽, 구 오사카 상선 건물, 모지항 세관 등 당시의 유럽풍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고급 카페, 서점, 박물관, 수제 맥주 바 등이 자리잡아 복고풍 감성과 현대적인 세련됨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모지코 레트로 거리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다와 함께하는 산책로입니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다리 건너편 시모노세키와 가깝게 마주하고 있는 풍경이 펼쳐지며,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가이쿄 플라자’와 더불어 저녁 시간대에도 여행객이 많이 찾습니다. 특히 5~6월에는 해양 크루즈, 가을에는 고전차 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다양한 테마 이벤트가 있어 여행 일정에 맞춰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기타큐슈의 모지코 레트로는 단순한 옛거리 복원형 관광지와 달리, 실제로 역사와 현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천천히 걸으며 역사 속을 산책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명소입니다.
고쿠라 성과 주변 일대 – 성곽도시의 품격을 간직한 중심부 산책
기타큐슈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고쿠라 성(小倉城)은 이 도시의 역사적 상징이자 가장 많이 방문되는 랜드마크입니다. 에도 시대 초기, 호소카와 가문에 의해 세워진 이 성은 임진왜란, 막부 시대를 거치며 수차례 개축·복원을 반복했으며, 현재의 성은 1959년 복원된 건물로, 외관은 원형을 충실히 따르고 내부는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층으로 이루어진 성탑에서는 기타큐슈 시내와 단가강, 그리고 주변 산세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파노라마 전망이 압권입니다.
성 내부에는 호소카와 가문과 고쿠라 지역의 역사, 무사 계급의 생활, 지역 전통 예술과 관련된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시대별 이야기와 지역 문화를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전통 갑옷이나 칼 전시, 체험형 디지털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과 일본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줍니다.
고쿠라 성 주변은 ‘고쿠라 조엔(城苑)’이라 불리는 작은 일본식 정원과 함께, 리버워크 기타큐슈(Riverwalk Kitakyushu)라는 대형 복합 쇼핑몰이 인접해 있어 현대 문화와 과거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산책 코스가 됩니다. 리버워크는 쇼핑과 카페, 예술 전시관, 영화관 등이 집약된 시설로, 고쿠라 성을 관람한 후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쇼핑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고쿠라 시내를 따라 흐르는 단가강 산책로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산책 공간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기타큐슈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겨울에는 조명 축제, 여름에는 다채로운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등 사계절 내내 문화적 이벤트가 열리는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구로사키와 기타큐슈의 지역 먹거리 – 서민적인 식도락 여행의 진수
기타큐슈 여행의 마지막 묘미는 바로 지역 먹거리와 서민적인 식도락 탐방입니다. 특히 기타큐슈 북부 지역에 위치한 구로사키(黒崎)는 고쿠라와 함께 기타큐슈의 또 다른 중심지로, 소박하면서도 풍성한 미식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이 지역은 교통 중심지였던 만큼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음식이 발달했으며, 거리 곳곳에 50년 이상 된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어 오래된 단골 맛집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기타큐슈의 대표적인 향토 요리는 야키우동(볶음우동)입니다. 특히 고쿠라가 야키우동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으며, 철판 위에서 구운 탱글한 면발과 짭조름한 간장 소스, 양배추와 돼지고기가 조화를 이루는 이 음식은 저렴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구로사키나 고쿠라역 인근의 오래된 선술집에서는 이 야키우동과 함께 기타큐슈의 명물 맥주 또는 일본술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행의 피로를 달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이 외에도 신선한 해산물, 특히 시모노세키 해협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복어(후구)’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선술집에서는 후구 사시미, 후구 튀김, 후구 국물 요리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명물은 가라아게(닭튀김)으로, 후쿠오카 전통 양념을 바탕으로 각 가게마다 독창적인 레시피로 승부하는 점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기타큐슈의 식도락 여행은 고급 요리보다는 생활 속의 깊은 맛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번화가 뒤편의 골목을 걷다 보면, 소박한 일본의 일상과 따뜻한 사람들의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여행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장식할 수 있습니다.